‘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으면 안된다’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으면 안된다’라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전형적인 실패자들의 문장처럼 느껴지거든요.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으면 마냥 즐겁지는 않을거다.’ 정도라면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요.

네.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프리다이빙, 요가, 자연, 여행과 음식 등등. 우리가 하는 일에는 무엇 하나 즐겁지 않은 것이 없지만 때로는 타성에 젖기도 합니다. 효과와 효율을 모두 챙겨야 하기에 전하고 싶었던 감정과 서사는 잃어버리고 숫자와 시간에 매몰되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정신을 번뜩 차리게 만드는 것은 바다 위에, 들판에 흩뿌려진 여러분의 미소입니다.

해질녘 포구에서 요가를 끝낸 진주씨의 ‘이런 곳에서 요가를 할 수 있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

겁나지만 반팔티를 벗어 던지며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경험하겠냐’며 밤바다에 뛰어들던 임정씨의 움직임.

내색하는 법 없는 선주씨가 바다 훈련 끝낸 뒤 물 한 모금 들이켜며 ‘와!! 물이 달다!!’ 소리치던 순간.

고된 것은 딱 질색하던 연지씨가 27미터 다이빙을 끝내고 견고한 눈빛으로 “Im OK” 사인을 던지던 순간 등등.

 

숫자로는 매길 수 없는 일들을 제주도에 새겨뒀습니다.

우리는 조금 촌스러운 사람들이라 아직도 직업적 사명에 대해 논하고 이 일을 통해 돈을 버는 것 말고도 세상에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가끔 길을 잃을 때도 있지만 새롭게 새겨지는 이야기들을 만날 때 마다 더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켜져갑니다. 몇 주되지 않는 여름의 소중한 3박 4일에 베럴라비다를 선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다른 바다, 또 다른 들판에 판을 펼쳐두겠습니다. 그곳에 새로운 이야기가 새겨지길 바라며!

*동참해 주신 덕분에 일회용품과 쓰레기 없이 캠프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사용하지 않은 것은 흔적이 없으니 우리의 업적을 기록할 수 없으나 우리 모두의 기억에 자랑스럽고 떳떳한 마음이 자리잡았길 바랍니다. 동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